다문화 창작 집단 샐러드 – 다문화의 핵심은 문화다양성

May 1, 2014

 

2005년 독립미디어 인터넷 다문화방송국 샐러드TV(구 이주노동자방송국)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주민과 정주민의 문화적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을 통해 문화다양성을 추구해왔다. 최근 활동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샐러드 TV는 2011년 이후 잠정 휴업상태이며, 2009년에 이주민 커뮤니티와 문화다양성 공연을 위해 이주민들이 배우로 활동하는 극단 샐러드를 창립했다. 지금은 문화예술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국제결혼 등으로 발생하는 현상과 문제 등을 희곡부터 연출까지 내가 직접 맡아서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어, 영어, 다국어로 ‘샐러드 붐’이라는 신문을 내고 있다. 내용은 극단 공연 소식에서 샐러드 이주민 단원들이 직접 작성하는 문화다양성에 관한 기사로 확대하고 있다. 2012년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올해 문화예술단체에서 (주)샐러드로 전환하여 본격적으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다문화’가 하나의 유행이 되어버린 것 같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되는 다문화의 개념이 편향된 측면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 ‘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관련된 콘텐츠가 많이 나오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는 어떤 정책이 나와도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지금은 덜하지만 초기에는 행사성 사업이 많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앞으로 20년은 더 사회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다문화’라는 말이 잘못 사용되고 있는데, 다문화의 핵심은 문화다양성으로 이것은 국적에 따른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소수자 문제, 경제 소외계층 등 많은 문제가 결부되어 있는데, 지금 과하게 국제결혼 가정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다보니 국제결혼으로 입국하는 여성의 주된 출신 국가인 중국,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다뤄지고 있고, 이를 중심으로 현재 다문화 이미지는 상품화된 측면이 많다. 또한 지난 10년간 이슈화된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 최근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극단 샐러드의 활동은 어떤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가  이주노동자방송국을 운영할 때 이주노동자들이 삶과 연계된 문화활동을 통해 주체적인 목소리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극단 샐러드는 이주민들에게 문화예술 일자리를 창출하고 문화예술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래 예술을 하던 사람도 있고, 한국에 와서 예술을 시작한 사람도 있다.


극단 단원들은 주 20시간에서 40시간씩 일하며 이들에게 정식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사회보험도 제공하고 있다. 수습기간에도 연습비와 출연료를 지급한다. 샐러드 아티스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정식 단원 중에서 우수한 사람과 계약을 맺는다. 이들이 직접 연출을 한다거나 스스로 창작자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들이 10년 후에도 예술가로 활동하리라 장담하긴 힘들지만 중요한 건 그런 사례를 통해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극단을 5년 넘게 운영하면서 공연에서 만난 관객이 2만 명이 넘는다. 창단 당시에는 무료 공연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대부분 유료 공연을 하고 있다. 예술활동 외에 이주민 공연예술 아카데미도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 미술분야는 포함하지 않고 있다. 공연을 하면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아카데미 수료 후에 취업활동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데, 미술 분야는 아무래도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되어 아직까지 시도하지 않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 작가들이 주로 서구권 출신에 집중되어 있다. 아시아계 예술가의 경우 국내 거주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단기로 국내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작가 말고는 찾기 힘든 것 같다. 생활비도 비싸고 특히 예술가 비자 받기가 어려워서 일거다. 현재 국내 대학에서는 재정적인 문제로 국외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고 있는데,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경우 예술분야 아시아 장학생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졸업 이후 실질적으로 국내에 거주하면서 예술가로 활동하는 경우가 매우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도 현실적으로 그들이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2012년 국내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록밴드 ‘곱창전골’ 멤버들이 샐러드와 전속계약을 맺어 예술가 비자를 받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예술가 비자 제도에 어떤 점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일명 예술흥행비자라고 불리고 있는 예술가 비자(E-6)는 기본적으로 허가 받기가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주로 공연예술 쪽에서 이 비자를 받아 입국하고 있다. 러시아 무희들, 아프리카 공연단 등이 이에 해당되며 비자 신청시 기본적으로 공연장과의 계약서를 증빙자료와 본국에서 동일한 활동을 한 경력을 증빙할 수 있는 영상자료를 제출하여야 한다. 이들의 비자취득 자격심사는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맡는다. 과거 예술 이주노동자의 덫이 된 예술흥행비자가 바로 이것이다. 외국인들이 인신매매, 성매매, 임금 체불, 폭력 등 인권침해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만약 공연장과의 계약서가 없다면 국내 소속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소속사를 통해 문화부장관의 고용추천서를 받아 출입국에 비자 신청을 해야 한다. 한해 문화부 장관의 고용추천을 받는 경우는 20여명이라고 하니 얼마만큼 비자 취득이 어려운지 알 수 있다. 한국에서 취업하겠다고 하는 것은 확실한 계약 관계가 있어야하며 고용주는 근로자의 신원보증도 해주어야 한다. 예술가하는 직업은 기본적으로 프리랜서 직업이다. 그러나 국내 출입국법상 외국인 근로자는 고용주와의 사업계약이 있어야 비자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술가비자를 받는 것이 희박한 것 같다. 선진국에서처럼 예술활동 증빙자료, 갤러리 대표나 큐레이터, 교수 등 관련분야 전문가의 추천서, 그리고 현지에서 진행할 프로젝트 제안서 등을 증빙하여 예술인 비자를 신청할 수 있도록 관련제도가 바뀐다면 앞으로 더 많은 이주민예술가들이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본국에서 이미 예술활동을 한 경력이 있는 유학생들의 경우 학업이후 예술가 비자를 받아 활동한다면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메이드인코리아’ 상표를 붙인 이주민예술가들이 국내 예술시장의 다양성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극단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가 현재 극단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극단 설립 6년차에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것 같다. 작가로서 나에게 샐러드는 새로움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예술프로젝트다. 이러한 예술적 실험이 지속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매년 한해 살림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부딪혀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예술 활동을 하고 싶어 극단의 문을 두드리는 이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있는 한 예술과 사회, 예술과 삶의 경계에 대한 샐러드의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월간미술 2014년 5월호 이슬비 기자

http://monthlyart.com/portfolio-item/2014%EB%85%84-5%EC%9B%94-%EC%A0%9C352%ED%98%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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